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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위를 가로로 구르는 유리잔 속 물이 떨어지듯 애먼 곳으로 흐르던 생각을 닦아내고 조금 낡은 수첩을 펼쳤다. 그리고 실재하지 않는 우리의 연애 이야기를 느리게 적어 내렸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모든 걸 다 버리고 거짓말을 꾸며내서라도 당신과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가 결혼할 것임을 밝히고, 성대하고 아름답게 사랑을 약속하는 길이었다. 그의 스카우트에 기쁘게 응해, 타란티노 사에서 근무하던 와중 가까워졌다. 외국 생활 중에 아는 사람도 없고 외롭고 할 때 그는 늘 좋은 친구이자, 상사이고, 또 그보다 조금 더 깊은 사람이 되어 주었다. 언제라고 할 거 없이 자연스럽게 연애가 시작되었고, 그에게 점점 더 끌림을 느꼈다. 그는 두 말 할 거 없이 좋은 사람이다. -이 문장을 한 글자 한 글자 머리를 굴려 눌러쓰며 김승민은 이 노트에 적힌 건 거의 다 거짓이지만, 특히 이 문장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니 이런 호감을 느낀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청혼은 정말이지 최고였고-아, 그래도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나는 그 청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그는 분명 완벽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함께 만들어 나갈 반려자다….

해질녘의 랑데뷰숏플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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