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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가 아지랑이로 피어나는 한여름을 닮은 당신이 꼭 환상처럼 아른거리며 나를 보고 웃었다. 그날 내 기억은 어쩌면 전부 내가 맘대로 가공해낸 것일지도 모르고, 애초부터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원에 내리쬐던 햇빛이 너무도 따사로웠고, 닿은 손은 당신답지 않을 정도로 보드라웠고, 무언가 나에게 다정한 이야기들을 잔뜩 속삭여줬으니까. 무기질적으로 곱씹으며 허무함만을 영위하며 죽어갈 거라고 무력하게 되뇌였던 나날들을 씻겨내주던 나의 사랑. 전부 거짓말같았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자신이 미쳤음을 새기던 순간조차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에 무뎌졌다. 사랑을 인정하던 날은 울었던가, 그 날 전부 다 울어서 그 뒤로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끗하게 납득하고 항복했다.

해질녘의 랑데뷰숏플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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